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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베를린 소개서

베를린 소개서 초급 1화: 나는 베를린 도넛이다! 아니, 베를리너다!

by 도시관찰자 2020. 1. 5.

동, 서 베를린이 장벽으로 분단된 1963년 6월 26일. 서베를린에 미국 대통령 케네디가 방문합니다. 그리고 영어로 연설을 하던 도중 그는 두 번이나 독일어로 "나는 베를린 도넛이다!"라고 외쳤습니다. 베를린 소개서 초급 1단계의 첫 번째 주제는 베를린 도넛 "베를리너(Berliner""에 얽힌 짤막한 이야기입니다.

1963년 6월 26일 케네디의 베를린 연설 중

"2000년 전 가장 최고의 자랑거리는 '나는 로마시민입니다. (Civis Romanus sum)' 이었습니다."

"오늘날 자유의 세계에서 가장 최고의 자랑거리는 '나는 베를리너입니다. (Ich bin ein Berliner)' 입니다."

"Ish bin ine bear-LEAN-ar" 케네디가 이 독일어 문장 발음을 위해 써놓은 음성 표기라고 합니다.

"모든 자유인은, 그 사람이 어디에 살건 간에 베를린의 시민입니다."

"그러므로 자유인으로서,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라는 이 말을 자랑할 것입니다!"

해당 독일어 문장의 해석/문법 대한 논란은 사실 독일이 아니라, 미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케네디 대통령 연설문 담당자의 사무실에는 해당 문법 실수를 지적하는 편지가 끊임없이 왔다고 합니다.

케네디 연설 50주년을 맞았던 2013년, 베를린 자유대의 언어학 교수 아나톨 스테파노비치(Anatol Stefanowitsch)는 이는 정확한 문법이고, 오히려 상황상 유일하게 맞는 문장이라 평가했습니다. 케네디가 외친 "Ich bin ein Berliner"라는 문장은 베를린 시민이 스스로 말하면 문법적으로 틀린 말이지만, 케네디가 표현한 것은 그가 '베를린 시민'이라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사랑하는 '베를린 시민의 특징'을 공유한다는 점이었기 때문입니다.

근데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베를리너(Berliner)는 베를린 시민을 지칭하는 단어이면서 동시에, 베를리너 판쿠흔(Beriner Pfannkuchen)이라는 도넛을 지칭하는 명칭 중 하나여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사실 "베를리너" 도넛은 베를린과 인근 지역에서는 판쿠흔(Pfannkuchen)으로 불립니다. 일반적으로 베를리너는 도넛 위엔 고운 설탕 가루가 뿌려져 있고, 도넛 안에는 과일 잼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신년을 맞이하는 베를린 시민들이 전통적으로 즐겨 먹는 간식입니다.

베를린 시민들은 왜 새해를 맞이하며 도넛을 먹을까요? 정확한 기록은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퍼져있는 "카더라"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베를리너는 반죽에 계란 함량도 높고, 잼이 듬뿍 들어가 열량이 높은 간식입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추운 겨울과 사순절 단식 기간에 손쉽게 에너지 공급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풍습이 현대 베를린의 새해맞이 전통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추측입니다.

기본적인 판쿠흔 뿐만 아니라 점점 다양한 종류의 판쿠흔를 볼 수 있습니다. 잼 대신 겨자 등을 넣은 판쿠흔으로 복불복 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베를리너 판쿠흔에 어떤 사연이 있으신가요? 도시의 역사가 담겨있는 베를리너 판쿠흔에 대한 소개였습니다.

* 영상을 보시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셨거나, 앞으로 다뤘으면 하는 주제가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참고 내용

 

베를린 소개서

베를린과 도시를 소개합니다.

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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