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에어비앤비'와 전면전 시작한 베를린/ 용도변경금지법

파나마 문서에서 알 수 있듯이, 자본을 쥐고 있는 이들은 기업 세금 감면이든, 탈세든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시키는데 여념이 없다. 에어비앤비가 그런 자본가들만큼은 아닐지라도 분명 몇몇 도시 그리고 특정 지역에서는 그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사회는 분명 좋은 방향 그리고 나쁜 방향으로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는데, 에어비앤비는 그를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예다. 좋은 방향과 나쁜 방향의 발전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는 여전히 진행형인 문제다. 나는 계속 이 문제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여론의 관심을 높이고 싶다. 곧 쓰게 될 기사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에어비앤비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 오마이뉴스 원문 주소: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98973

'에어비앤비'와 전면전 시작한 베를린

 

'에어비앤비'와 전면전 시작한 베를린

여행 트렌드 변화하며 불법 휴가용 주택 급증... 용도변경금지법 시행

베를린의 인기 있는 구역 크로이츠베르크(Kreuzberg)는 사람이 살고 있는 동네이면서, 동시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인기 관광지이다.

장벽이 무너진 이후 독일 베를린의 관광산업은 꾸준히 각종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2015년 1200만 명이 베를린을 찾으며 런던, 파리에 이어 관광객이 많이 찾은 도시 3위에 자리했다. 베를린 관광청에게는 기분 좋은 소식일지는 몰라도, 베를린 시민들에게는 그리 반갑기만 한 소식은 아니다. 그 이유는 점점 변해가는 여행 방식에 있다. 뉴요커처럼, 파리지앵처럼 그리고 베를리너처럼 여행 기간 동안 한 도시의 주민처럼 지내려는 것이 최근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베를린 관광청 역시 이런 트렌드를 발 빠르게 반영해 '동네를 경험하다(Kiez erleben)'라는 제목의 여행 관광 소개서와 앱도 선보였다. 베를린의 중심 관광지뿐만이 아니라, 좀더 동네 깊숙이 찾아갈 수 있게 소개하는 것이다.

관광청의 자료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가이드북, 인터넷 웹 사이트에서는 '좀더 베를린스럽고' 그리고 '좀더 지역 주민스러운' 장소와 일상 그리고 여행 방법을 소개한다. 점점 더 많은 여행객들은 관광지스럽지 않은 혹은 관광객이 오지 않을 만한 장소를 찾아 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이런 새로운 트렌드와 더불어 호텔이나 호스텔이 아닌, 지역 주민의 집에서 사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서비스가 급성장할 수 있었다. (관련기사: 하나 둘 사라지는 이웃들... 북촌 '괴담', 머지 않았다) 베를린뿐만이 아니다. 여행 산업이 성장하는 것은 세계적인 트렌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여행객은 매년 4% 가량 증가했고, 현재는 매년 12억 명이 어딘가로 여행을 떠난다. 증가하는 여행객 수만큼이나, 주요 관광 도시들은 하나 둘 신음을 앓고 있다. (관련기사: '디즈니 랜드' 되어버린 서울, 머지 않았다)

2017년을 지속 가능한 관광의 해로 지정한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의 대응은 늘어나는 여행객이 만들어내는 부작용에 대한 위험성을 어렴풋이나마 시사한다. 지속 가능한 관광은 미래의 경제, 사회,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며 동시에 여행객의 요구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요구도 충분히 고려하는 관광을 의미한다.

 

불법 휴가용 주택을 압류하자는 내용의 길거리 포스터

2014년 5월 1일, 주택난을 앓던 베를린 시는 급격히 성장하는 여행산업과 에어비앤비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통한 불법 휴가용 주택을 통제하고, 지역사회의 사회적 구조를 지키기 위해 '용도변경 금지법(Zwecksentfremdungsverbot)'을 제정했다. 이 법은 (임대) 주택을 주거 목적이 아닌 상업 목적으로 활용하거나 2개월 이상의 무허가 휴가용 주택 임대 그리고 6개월 이상 주택이 빈 채로 임대되지 않는 등, 주거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최초 법안은 적발 시 최대 5만 유로(약 6500만 원)의 벌금과 다시 임대 주택으로 즉시 운영하게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최근 벌금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최대 10만 유로(약 1억 3천만 원)로 벌금을 높였다.

지난 2년은 무허가 휴가용 주택 등이 주거 용도 외로 주택을 사용하는 집주인이 용도 외 허가를 받도록 신고하는 과도기였다. 올해 4월 30일 이후 베를린 시 전역에서 용도변경 금지법이 전면 시행된다. 또 법 제정 이후부터 운영을 시작해 과도기에 해당하지 않는 신규 불법 휴가용 주택과의 싸움도 한창이다. 베를린에서 에어비앤비 휴가용 주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인기 지역인 베를린 프리드리히샤인-크로이츠베르크(Friedrichshain-Kreuzberg) 지역에서는 약 409곳의 휴가용 주택이 지역 주민들의 신고로 단속됐다. 그중 293곳이 불법으로 판명돼 다시 일반 임대주택 혹은 난민 숙소 등으로 운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과도기 기간 동안 휴가용 주택 운영 허가를 위해 신고한 200채의 주택에 대한 심사도 있었다. 79채는 반려됐고, 34채는 허가 신고를 철회했고, 42곳은 여전히 심사 중이다. 지금까지 42채의 주택만이 허가됐다. 불법 운영되는 휴가용 주택을 일일이 단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여전히 에어비앤비의 휴가용 주택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약 1만7000~2만3000채 규모로 알려진 베를린의 불법 휴가용 주택은 약 190만 채에 달하는 베를린 주택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물론 인기 지역일수록 휴가용 주택의 밀도는 높아진다. 이런 지역들은 기존의 젠트리피케이션과 고급주택 재건축 등으로 심한 사회적 구조의 변화를 겪은 지역이기도 하다. 베를린 정부는 이 법을 통해 불법으로 운영되는 무허가 휴가용 주택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는 요즘, 베를린 정부 야당은 벌금을 50만 유로로 더 올리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에어비앤비는 세계 금융위기 당시 집을 통해 작은 소득을 만들어내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였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해 작은 소득보다는 도리어 전문적으로 큰 소득을 얻는 경우도 빈번해지고 있다. 이런 단점에도 분명 에어비앤비는 사람들의 여행 방식을 변화 시키고 있다. 그리고 여행 방식의 변화는 사람들이 에어비앤비 혹은 유사한 서비스를 더 활용하게 만들고 있다. 베를린 시가 내놓은 용도변경 금지법은 에어비앤비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변화마저 막는 극단적인 처방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역사회의 요구와 기존의 사회구조를 존중할 수 없는 관광 서비스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또 그러한 관광은 에어비앤비를 통해서만 갈 수 있었던 동네 그리고 관광객들이 한번 즈음 살아보고 싶었던 바로 그 동네를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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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y, T. (2016). Jagd nach Ferienwohnungen: 406 Objekte stehen wieder Mietern zur Verfügung. [online] berliner-woche.de. Available at: http://www.berliner-woche.de/friedrichshain/wirtschaft/jagd-nach-ferienwohnungen-406-objekte-stehen-wieder-mietern-zur-verfuegung-d97948.html [Accessed 8 Apr. 2016].

Rehm, Y. (2016). Bußgelder ab Mai: Berlin schränkt Airbnb-Vermietungen radikal ein. [online] SPIEGEL ONLINE. Available at: http://www.spiegel.de/reise/aktuell/bussgelder-ab-mai-berlin-schraenkt-airbnb-vermietungen-radikal-ein-a-1086167.html [Accessed 8 Ap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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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WTO. (2016). International tourist arrivals up 4% reach a record 1.2 billion in 2015 | World Tourism Organization UNWTO. [online] Available at: http://media.unwto.org/press-release/2016-01-18/international-tourist-arrivals-4-reach-record-12-billion-2015 [Accessed 8 Apr.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