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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끝나지 않는 베를린의 주거난

by 도시관찰자 2019. 8. 22.

* 이글의 내용은 경남PRIDE상품을 통해서 소개하였다. 원문 주소: http://pridegb.ngelnet.com/Pride_global_webzine/201707/contents/con03.php

 

++ 글로벌 웹진 vol.35 ++

PRIDE Browser 베를린의 성장세와 주거난 베를린의 성장세가 놀랍다. 수많은 내용 가운데 특히 인구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최근 베를린 시는 인구예측을 새롭게 발표했는데, 2030년에 도시 인구가 383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는 불과 10년 전이었던 2007년에 발표했었던 인구예측의 내용과는 너무나도 다른 내용이었다. 2007년 당시 약 341만명이 등록되어있던 베를린 시의 인구는 2025년 까지 조금씩 상승하여 약 348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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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의 성장세가 놀랍다. 수많은 내용 가운데 특히 인구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최근 베를린 시는 인구예측을 새롭게 발표했는데, 2030년에 도시 인구가 383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는 불과 10년 전이었던 2007년에 발표했었던 인구예측의 내용과는 너무나도 다른 내용이었다. 2007년 당시 약 341만명이 등록되어있던 베를린 시의 인구는 2025년 까지 조금씩 상승하여 약 348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그 이후로는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여 2030년 경에는 대략 347만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 http://www.stadtentwicklung.berlin.de/planen/bevoelkerungsprognose/index2007-2030.shtml

 

베를린에서 월세집을 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기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매년 독일 소도시 인구(5만명)만큼 인구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베를린 시는 2015년에 이미 인구가 350만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이제는 베를린 시의 가장 큰 문제가 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되어버렸다.*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한 문제 중 하나는 현재 360만명을 훌쩍 넘긴 베를린 거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주택을 새롭게 찾기란 불가능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꾸준히 목소리를 높였고, 최근에는 시민 단체들 또한 활발히 활동을 해왔다. 전문가들과 시민사회의 압력에 지난 수년간 베를린 정부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대안을 내놓았다.

* https://www.morgenpost.de/berlin/article206919619/Berlin-steuert-auf-vier-Millionen-Einwohner-zu.html

그 중 가장 기대와 우려를 낳았던 정책 중 하나는 2015년 6월 시행된 임대료 제동법(Mietpreis bremse)으로 지역의 표준 임대료(Mietspiegel이라는 표준 임대료표에 따른) 수준을 넘는 신규 월세 계약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요지의 법적 장치였다. 하지만 법안 시행 초기 전문가들이 우려한 수많은 예외 조항은 임대료 제동법을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었고, 심지어 독일 전역에서 임대료 제동법의 반하는 임대계약이 전체 계약의 44% 가량이고, 이를 통해 임대인은 매년 평균 1700유로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로 현 임대료 제동법은 완전히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독일 세입자 연합(Mieterbund)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을 제시하며, 독일 정부의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

* http://www.zeit.de/wirtschaft/2017-05/studie-mietpreisbremse-fehlerhaft-miete

** http://www.berliner-zeitung.de/wirtschaft/wohnungsnot-mieterbund-stellt-der-bundesregierung-ein-miserables-zeugnis-aus-27749126-seite2

지난 6월에는 주거 공동체(WG, Wohngemeinschaft)의 방 중 7제곱미터 방 하나를 밤미테(Warmmiete는 난방비, 관리비를 포함한 임대료를 의미한다.) 379유로에 내놓은 사건이 베를린 주요 언론의 소식을 통해 퍼졌다.* 주방,화장실 등을 공유한다는 주거 공동체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면적에 비해 경악스러운 수준의 월세임에도, 일반적으로 300-400유로 수준의 주거비를 한계로 생각하는 학생에게는 집의 좋은 위치 등을 고려했을 때 지내볼 법한 방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

* http://www.bz-berlin.de/berlin/friedrichshain-kreuzberg/friedrichshain-boxhagener-platz-berlins-teuerste-abstellkammer

 

10제곱미터 월세집에 대한 베를린의 언론 B.Z. Berlin의 기사 (이 베를린의 주택은 제곱미터당 75유로의 임대료를 내야한다!)

10제곱미터 짜리 방 안에 모든 기본 가구와 시설(작은 욕실과 작은 주방시설 등)을 설치하여 칼트미테(Kaltmiete는 난방비, 관리비 등의 기타 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순수 집세를 의미한다.)로 약 600유로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10제곱미터라는 방의 크기는 독일공업규격(DIN) 등에 따르면 온전한 방 하나(10제곱미터 이상)에 해당하는 최소 면적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전 사례인 7제곱미터 방의 경우는 온전한 하나의 방이 아니라, ½ 규모의 방으로 인정되는 크기이다. 이러한 월세집들은 임대료 제동법이 제한을 해야는 수준임에도 예외조항을 통해 법의 저촉을 교묘하게 피한 사례들이고, 유사한 사례들이 지금도 끊임없이 부동산 사이트와 그를 주목하는 베를린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변화 뿐만이 아니다. 이제는 애초에 새롭게 지어지는 주택의 규모도 점점 작아지고 있다. 2012년 베를린 공동주택 평균 크기는 99.2제곱미터였다. 2015년에 이 크기는 86.4제곱미터로 줄어들었다. 이런 현상은 일반적으로는 1,2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작은 규모의 주택 증가로 인한 변화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베를린에서 가구별 월세 부담이 이미 한계에 이르렀고, 세입자들이 지불할 수 있는 절대적 월세 수준을 넘어섰고, 그로 인해 좀 더 작은 규모의 주택에서 살아야하는 상황을 반영한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택난과 주거 면적당 월세 상승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소득에는 큰 변화가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점점 더 작은 주택에서 살아야만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으로 자리잡았다.

* http://www.tagesspiegel.de/wirtschaft/immobilien/der-trend-zur-kleineren-wohnung-in-berlin-schrumpft-die-wohnflaeche-in-neubauten/19885330.html

앞서 언급한 임대료 제동법이 주거난 해결을 위해서 주거 비용을 법적으로 제한하려는 시도였다면, 그와 더불어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도 함께 시행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연정을 꾸리고 있는 사민당-좌파당-녹색당의 연정계약서에는 베를린의 6곳의 주택회사를 통해 매년 6,000채의 신규 주택을 건설하고, 2025년까지 총 30,000채의 신규 주택을 지을 예정이고, 이전 글에서 소개한 약 25,000채의 주택 매입 더불어 주택회사의 주택 물량을 40만채로 늘릴 계획이다. 약 160만 채의 임대주택 중 40만채가 베를린 주택회사의 소유가 되면 전체의 25%가 해당되므로 분명 적지 않은 비율이지만, 임대료 제동법이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공 소유의 주택 공급과 매입의 확대는 베를린 주택회사의 임대주택에서 살 수 없어서 나머지 75% 민간 임대 주택에 거주해야만 사람들의 문제에 대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2년마다 새롭게 발표되는 베를린 시의 표준 임대료는 얼마전 2017년 표준 임대료를 새롭게 발표하였다. 2015년 베를린의 평균 월세는 약 5.84유로였고, 2년 사이 약 9.4%가 상승하여, 6.39유로가 되었다. 베를린의 도시개발 및 주거청 장관인 카트린 롬프셔(Katrin Lompscher, 좌파당)는 2017년 표준 임대료가 의미하는 것은 임대주택 정책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임대료를 상승 추세를 완화시켜야한다는 아주 긴급한 요청이라고 이야기하였다.*

* https://twitter.com/rbbabendschau/status/865537244383162369

 

과거 오피스 건물을 학생들을 대상으로한 미니 주택으로 탈바꿈시킨 Q216

이번 표준 임대료 변화를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앞서 언급한 작아지고 비싸지고 있는베를린 임대 주택 시장의 문제점이 공식적으로 드러난다. 40제곱미터 이하의 임대 주택 중 좋은 지역에 위치한 주택의 임대료 평균값의 상승률은 무려 약 44%에 달했고, 역시나 40제곱미터 이하의 알트 바우 주택(Altbau : 1948년 이전에 지어진 주택을 의미) 중 좋은 지역에 위치한 주택의 상위 고정 임대료(표준 임대료의 최대 임대료 한계치)는 2015년 6.9유로에서 2017년에는 12.52유로로 무려 81.4%가 상승했다.*

* http://www.huffingtonpost.de/christian-friedrich/wegen-mietpreisbremse-ber_b_16980592.html

일반적으로 이 표준 임대료 작성을 위한 정보 수집의 한계상 현실을 전혀 반영 못한 통계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실제로 시장에 나온 임대주택들은 훨씬 더 비싸다는 의미다. 그런 이유로 법적 공방도 연일 이뤄지고 있다. 임대료를 더 높이고 싶은 임대인들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적당한 조건의 집에는 수십명의 지원자들이 모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또한, 소형 주택은 새로운 도시 주거 트렌드라는 이름을 쓴채로 이전보다 면적 당 더 비싼 가격으로시장에 유행처럼 등장하고 있다.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의 성장과 그로 인한 여러 도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현재 정책의 보완하는 방안을 도입하게 될 것인지 그를 통해 임대주택의 임대료를 사람들이 지불가능한 수준으로 만들 수 있을지, 그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주거난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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