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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업무

2018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설계 스튜디오 강연 - 베를린의 소셜 믹스

by 도시관찰자 2019. 6. 3.

2018년 10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한 설계 스튜디오에서 강연을 하였습니다. AURI에 기고했던 베를린 도시 블록의 소셜 믹스–티어가르텐 블록 사례를 중심으로를 바탕으로 블로그에 작성했던 해당 블록의 정치적 변화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면서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는 소셜 믹스가 얼마나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좋은 질문이 너무 많이 나와서 개인적으로도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이 블록이 도리어 소셜 믹스가 되지 않은 사례가 되지 않을까라는 지적은 최근 이 블록 내에 새로운 (아마도 고급 주택)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더욱 정확한 지적이었고, 정말 이 블록이 지금도 어느 정도 양분화되어있는데, 새로운 개발 사업이 끝나고 나면 정말로 블록의 절반은 고급주택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오피스/일반주택으로 완전히 양분화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참고할 만한 글: 2017/11/14 - [도시와 건축/베를린] - 베를린 블록: 도시개발과 정치 그리고 투표

당시 학생들의 질문과 논의에 있어서 몇가지 참고할 내용을 추가합니다.

11월 중순에 찍은 사진으로 현재는 창고 건물이 모두 철거된 채로 (아마도 고급주택) 공사를 시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지역은 2018년 이래로 지역 보호법(Milieuschutz)로 지정되어있는 상태입니다.

"지역 보호법은 건물 소유주가 건물 수리, 철거, 용도변경 혹은 추가적인 건축 변경 시 특별 허가 절차를 밟도록 하여 지역의 무계획적인 변화에 대응하고, 지역의 사회구조를 변화시키는 개발을 방지하여 기존의 상태를 지키는 데 목적을 둔 법이다. " (참조: 채소 가게가 없어진다고?... 떼로 몰려든 동네 사람들)

지역의 사회구조를 변화시키는 개발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임에도 지역 보호법이 이 블록 내의 거대한 변화를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법적인 제재의 한계를 보여주게 됩니다. 이 지역 보호법은 주거용도 건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이렇게 기존의 창고 건물이나, 오피스 건물을 철거하여 지역이 변화하는 것을 막는 법적 장치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심에 창고 건물이 꼭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있던 것이 고급 주택과 베를린 부동산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은 부동산 투기를 위해 철거될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꽤 거대한 규모의 개발임에도 지역사회 내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로 진행되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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