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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AURI

베를린, 제2회 도시 만들기 축제 개최

by 도시관찰자 2019. 6. 12.

이 글은 AURI(건축도시공간연구소) 2018년 가을 VOL.31에 기고한 글(건축도시동향의 해외단신)의 글이다.

* 원문 (다운로드) 주소: http://www.auri.re.kr/auriTidings/urbanSpace_view.asp?idx=1809&page=1&bbs_code=8&key=0&word=&etc=&opendate=

 

제2회를 맞이한 베를린의 도시 만들기 축제

2014년 베를린에서는 공원으로 이용되던 템펠호프(Tempelhof) 이전 공항 부지를 개발하려던 주정부의 계획에 반대하는시민들이 주민투표를 통해 무산시킨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다. 도시에서 시민이 도시공간을 새롭게 생각하고, 스스로 변화시키는 상황이 늘면서, 도시공간은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인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베를린 도시 만들기 축제(Make City Festival)는 이렇게 시민이 만들어나가는 도시를 위한 축제이자, 그러한 지식을 공유하는 장으로 마련되었다.

2015년 첫 축제에서는 ‘건축 그리고 다르게 만들기를 위한 축제(Das Festival für Architektur & Andersmachen)’라는 큰 주제 아래 ‘도시 공유재(Urbanes Gemeingut)’,‘함께 디자인하다(Gemeinsam gestalten)’, ‘새로운 업무 그리고 거주공간(Neues Arbeiten & Wohnen)’이라는 세가지 테마로 17일간 베를린의 현대 도시건축 이슈와 이와 연관된 해외사례를 둘러보는축제로 진행되었다.*

* 도시 만들기 축제 2015년 홈페이지(영문): http://makecity.berlin/2015/?lang=en

이후 3년간의 준비 끝에 두 번째 도시 만들기 축제가 지난 6월 14일부터 7월 1일까지 총 18일간 진행되었다. 2018년 행사에서는 ‘도시를 새롭게 섞다(Berlin Remixing/ Stadt Neu Gemischt)’란 큰 주제와 ‘건축/공간(Architektur/Raum)’, ‘구조/과정(Strukturen/Prozesse)’,‘도시/자연 (Urban/Natur)’이라는 세가지 테마로 구성되었다. 준비기간이 길었고, 규모가 커진 만큼 베를린의 사례뿐만아니라, 이전 축제보다 더 많은 전 세계의 사례를 둘러볼 수 있던 축제로 준비되었다.

* 도시 만들기 축제 2018년 홈페이지(영어)(http://makecity.berlin/en/)

 

도시 만들기 축제의 첫날 체코문화원에서 토론회 <사람을 위한 도시(Cities for People)> 행사에서 발표 중인 베를린 프리드리히샤인-크로이츠베르크 지역구 녹색당 의원인 안트예 카펙(Antje Kapek)씨의 모습

축제의 스폰서와 파트너

“오늘날 도시개발에 있어 유일하게 현명한 방식은 전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한 도시의 정치와 행정이 함께 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도시 만들기 축제의 설립자 프란체스카 퍼거슨(Francesca Ferguson)은 한 인터뷰에서 함께 해결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도시 만들기 축제 주최자 프란체스카 퍼거슨 인터뷰(독일어) (https://goo.gl/mRFQSv)

2015년 도시 만들기 축제는 독일 연방 교육연구부의 지원을중심으로기업스폰서,여러도시·건축·문화 관련 기관과 단체, 11곳의 미디어 파트너, 축제 프로그램을 함께 꾸린 85곳의 파트너와 함께 축제를 운영하였다. 2018년에도 베를린 주정부, 네덜란드 창조 산업 펀드, 베를린 로또 재단의 지원을 중심으로 하여 관련 기관과 7곳의 미디어 파트너, 축제 프로그램의 44곳의 파트너가 함께 축제를 운영하였다. 숫자상으로는 지난 축제에 비해 파트너 규모가 줄어 프로그램도 그만큼 줄어들었을 것처럼 생각되지만, 개별 파트너가 아닌 각 기관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났기에, 프로그램 자체는 더 풍부해졌다.

특히 주베를린 체코 문화원은 각종 토론회를 위한 장소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체코와 프라하의 도시건축에 대한 프로그램과 각종 관련 인사를 초청하는 역할을 하였다. 베를린 주정부는 도시 만들기 축제라는 민간 축제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동시에 베를린 지역구 의원이 각종 토론회 등에 직접 참여하여 소속 정당과 주정부의 문제 인식, 계획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수렴하기도 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지역의원이 직접 지역 투어에 참여 하여 해당 주제에 대한 지역 정부의 정책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축제에 참여하며, 참가자와 축제 관계자 등이 가지고 있는 베를린과 도시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고 고민하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레퓨지오(REFUGIO) 공유 주택 지상층에 자리 잡은 레퓨지오 카페의 모습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축제

‘도시를 새롭게 섞다’라는 주제는 다양한 도시에서 도시 설계의 기본처럼 여겨지는 소셜 믹스(social mix), 그리고 베를린이라는 도시만의 특징인 베를리너 믹스(Berliner Mischung)*를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해 도시계획가, 건축가뿐만 아니라 정치가, 예술가, 부동산 투자가, 사회활동가, 재난 관련 전문가 등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었다. 프로그램 수도 2015년 행사 때보다 조금 더 늘었다.

* 신희완(2017), “베를린 도시 블록의 소셜 믹스 – 티어가르텐 블록사례를중심으로”,「건축과도시공간」v.27참조.

베를린에서 지난 수년간 가장 큰 문제였던 주거난에 대한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주거 건축, 정책, 새로운 부동산 모델 등의 대안이소개되었다. 이는 2015년에 이어 주요한 주제이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진 주제였다. 축제 중에 소개된 다양한 건축적 시도에도 불구하고, 결국 주거난 해결의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부동산 정책과 임대주택 정책 등이라는 결론으로 수렴하였다.

그 외에 2018년에 눈에 띈 프로그램은 2011년 시리아 내전 시작 이후, 2015년 급증한 독일 내 난민 중 베를린에 자리 잡은 공유주택 프로젝트인 레퓨지오(REFUGIO)*가 어떻게 지역 사회에 자리 잡고,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며 살아가는지에 대해 소개해준 투어 프로그램과 토론회 그리고 난민의 시선에서 바라본 베를린 도시 투어 프로그램이었다.

* 레퓨지오베를린홈페이지(http://www.refugio.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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