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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녹색전환연구소

[자유를 위한 공원 01] TEMPELHOFER FREIHEIT(템펠호프의 자유)

by 도시관찰자 2019. 5. 16.

* 이 글은 녹색전환연구소의 지구촌 녹색전환 소식 1호(2014년 3월) 기사를 부분 편집 후 재 게시한 것임을 밝힙니다.

녹색전환연구소 : http://www.igt.or.kr/

지구촌 녹색전환 소식 1호 기사 (회원 가입 후 이용 가능) : http://igt.or.kr/index.php?mid=worldnews&document_srl=962&ckattempt=1

 

[자유를 위한 공원 01] TEMPELHOFER FREIHEIT(템펠호프의 자유)

사진 1. 템펠호프 공원

아마도 베를린 하면 의례적으로 베를린 장벽, 브란덴부르크 문, 국회 의사당을 최고의 관광지로 뽑을 것이고, 잊지 않고 방문하는 관광지 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베를린에서 꼭 방문해야만 하는 장소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Tempelhofer Feld(템펠호프 공원)을 꼽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공원은 현재 Berliner에게 가장 사랑받는 공원이자, 동시에 다른 관광지들만큼이나 큰 역사적 의미를 지닌 장소이기 때문이다.

 

사진 2. 생필품의 전달처였던 템펠호프 공항 (출처 : http://www.tempelhoferfreiheit.de/en/about-tempelhofer-freiheit/history/symbol-of-freedom/airlift/)

공항 폐쇄 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항이었던 템펠호프 공항은 과거 냉전 당시 봉쇄당한 서베를린의 시민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해주던 장소였다. 그들의 생명줄과도 같았단 공항은 베를린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지닌 장소임은 틀림없다. 지속적으로 운행해오다 2008년 공항의 구조적 한계(너무 짧은 활주로)와 도심부에 위치해있기에 도심 전역으로 적지 않은 소음을 유발하는 등의 문제로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동시에 베를린 신공항 사업이 계획되었고, 2008년 4월 공항을 다시 개장할지에 대해 주민투표를 하게 되었다.

투표에서 25%에 못 미치는 20,7%의 찬성표(공항 재개장)로 최종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이 주민투표는 베를린의 첫 주민투표였기에 그 의미 또한 남달랐다. 동년 10월 공항은 폐쇄되었고, 2010년 5월 시민들에게 공원으로 개방되었다. 재미난 점은 처음 공항의 폐쇄를 주민투표로 결정한 이 장소가 다시금 공원의 개발을 놓고 주민투표가 5월 중에 예정되어있다는 것이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글을 통해 소개하려고 한다.

 

사진 3. 템펠호프 공항 건물과 공원 이용객들

그렇게 개방된 공원은 몇몇 운동 시설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변화가 없이 원래의 공항의 거친 모습 그대로였다. 면적은 약 3,550,000m²으로, 베를린의 유명한 공원인 Tiergarten(티어 가르텐 공원)보다 약 1.7배 크고, 뉴욕 센트럴 파크에 비해 약 140,000m²가 크고, 서울숲의 약 3배에 달하는 거대한 공간이지만, 그 안을 새롭게 채우는 것은 없었다.

 

사진 4. 템펠호프 공원 활주로 모습

공원이라면 의례적으로 떠올리는 특별한 조경 계획도 공원 시설물도 거의 없이, 기존의 공항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로, 심지어 거대한 공항 활주로와 크고 작은 도로들도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공원은 전반적으로 거친 풀이 자라 있는 공항의 모습 그대로였고, 이전 공항의 기억을 그대로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원은 개방 첫 주 무려 23만 명이 방문하였고, 그 이래로, 여전히 수많은 베를리너들의 사랑을 받는 공원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 5,6,7. 템펠호프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

템펠호프 공원의 가장 큰 매력은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있다. 이 곳에서는 공원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수많은 놀이를 즐기는 사람을 볼 수 있다. 특히나 넓은 공원에서 바람을 타고 유유히 스케이트 보드를 개조해 카이트 서핑(Kite Surfing)을 즐기는 모습은 이 넓은 공원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이다. 그 밖에도 연 날리기, 자전거 타기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 넓은 공원을 즐긴다. 눈이 왔던 얼마 전에는 눈 덮인 공원에서 역시나 스노보드를 개조해 카이트 서핑을 하고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현대식 공원이라고 하면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항상 항상 화려하게 디자인된 곳을 생각하고 있다. 무언가 잘 꾸며지지 않은 공원을 보면 ‘이게 새로 만든 공원이라고?’등의 냉소 어린 생각을 하는 경우도 많았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템펠호프 공항은 특별한 디자인 없이도 간단히 사랑받는 공원이 되었고, 사람들은 즐겁게 이 공원을 즐기며 넘치는 사랑을 주고 있다. 이 놀라운 공원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한 것 같다. 공원을 화려하게 잘 꾸미는 것보다,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화려하게 즐기고 이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이다.

 

사진 8. 템펠호프 공원 전경

물론 이 사랑받는 템펠호프 공원도 이 도시가 직면한 주거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공원의 일부를 개발하는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 앞으로 이어질 글에서는 이 개발계획을 위한 정부의 노력 그리고 그 계획을 막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에 대해 소개하고, 그다음 글을 통해서 5월에 있을 주민투표 과정과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참조

http://www.tempelhoferfreiheit.de

http://www.bz-berlin.de/bezirk/tempelhof/tempelhofer-park-230-000-besucher-article837661.html

http://www.spiegel.de/politik/deutschland/berlin-volksentscheid-zu-flughafen-tempelhof-gescheiterta-55000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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